1. 우리나라 공장에서 제품을 만들면 세금을 깎아주는 '한국형 생산 세액 공제'
세계 주요 국가는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은 자국 내에 공장을 지어 배터리나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 엄청난 액수의 세금 혜택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운영하며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이에 발맞추어 우리 정부와 국회 역시 우리나라 영토 안에서 첨단 기술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기업에게 세금을 대폭 깎아주는 '한국형 생산 세액 공제'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의 세제 혜택은 공장을 새로 짓거나 기계 설비를 새로 사들일 때 일회성으로 세금을 감면해 주는 방식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검토되는 제도는 제품을 실제로 제조하고 판매하는 물량에 비례하여 계속해서 세금 감면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해외로 옮기지 않고 우리나라에 계속 유지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국내 일자리를 안정적으로 창출하고, 반도체와 이차전지 같은 국가 핵심 첨단 기술의 주도권을 세계 시장에서 단단히 지켜내려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2.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신생 기업도 도움을 받는 '현금 환급'과 '공제권 양도'
세금을 깎아주는 제도는 보통 기업이 돈을 많이 벌어서 세금을 낼 일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막 공장을 세우고 기술을 개발하는 첨단 신생 기업이나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인 기업은 초기에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들어가는 비용이 훨씬 커서 적자를 내기 쉽습니다. 적자 상태인 기업은 낼 세금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세액 공제 제도가 있어도 당장 아무런 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허점이 존재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매우 파격적인 두 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기업이 낼 세금이 없더라도 혜택받을 금액을 정부가 진짜 현금으로 직접 돌려주는 '현금 환급' 제도입니다. 둘째는 자신들이 받은 세금 감면 권리를 세금을 많이 내야 하는 다른 유망한 기업에게 돈을 받고 팔 수 있도록 허용하는 '공제권 양도' 제도입니다. 이 제도가 실제로 도입된다면 당장 버는 돈이 부족한 초기 기술 기업이라도 즉시 필요한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어 기술 개발과 생산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됩니다.
3. 특정 산업만 도와준다는 형평성 문제와 원자재 해외 의존이라는 해결 과제
국내 생산을 촉진하는 새로운 세제 혜택은 우리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지만, 신중하게 풀어야 할 숙제도 함께 안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제기되는 문제는 산업 간의 형평성입니다. 배터리나 반도체 같은 일부 첨단 미래 산업에만 막대한 세금 혜택이 집중될 경우, 전통 제조업이나 중소기업 등 다른 중요한 산업 분야가 상대적으로 소외되거나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또 다른 심각한 걸림돌은 원자재의 해외 의존도 문제입니다. 아무리 우리나라 공장에서 최종 제품을 열심히 만들어 낸다고 해도, 그 제품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핵심 원자재나 희귀 광물을 특정 한 국가에서 대부분 수입해 온다면 참된 의미의 자립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대외 정세 변화로 특정 국가가 원자재 수출을 막아버리면 아무리 좋은 국내 공장도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특정 국가에 편중된 원자재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지원 대상 산업의 범위를 균형 있게 설정하는 정교한 정책적 보완이 함께 이루어져야 합니다.